*친화행동
1)친화행동이란?
앞에서 말했듯이 무리 내에서는 한정된 자원(먹이, 휴식장소, 번식상대 등)을 둘러싸고 항상 다양한 적대적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반면, 동물에게는 무리의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기고 기뻐하는 행동도 많이 보인다. 서로 냄새를 맡고 몸을 기대고 그루밍을 하거나 장난치는 모습은 보고 있는 인간의 마음도 완화시켜준다. 이러한 행동은 동물들이 긴장하고 있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만 관찰된다. 동물매개요법이나 동물매개활동 등에서 주목되고 있는 동물이 가진 치유효과의 비밀에 대해서는 '편안한 상태의 동물을 보는 것은 우리들보다 훨씬 경계심이 뛰어난 동물이 그 행동을 통해 위험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들도 마음으로부터 편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의견도 있다.
2)무리의 동료인식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인데 동물은 다양한 감각계를 이용하여 무리의 동료를 식별하고 있다. 후각은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정보로 배우자의 선택에도 관련되지만 동물은 발달단계의 어느 시기까지 친숙한 냄새를 기억하고 이 냄새를 행동패턴(예를 들자면 공격할지 받아 들일지에 대한)의 결정을 위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설치류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수컷끼리의 경우 유아기부터 함께 자란 동물은 성장을 해도 동료로써 접하지만 성 성숙 후에 처음 만난 개체에 대해서는 심한 공격행동을 보여 친화적 행동이 보이는 경우는 일단 없다고 한다.
개나 고양이의 경우는 충분히 사회화가 이루어진 개체들이라면 성장 후 처음 만난 경우에라도 사이좋게 함께 살 수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우선은 서로의 냄새가 묻은 타월의 냄새를 맡게 하는 등 냄새를 익숙하게하여 처음의 만남이 적대시되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면 보다 친화적인 면에서 수월할 것이다.
3)개가 산책을 하는 도중에 다른 개를 만나면 우선 코를 상대방의 코에 근접하여 냄새를 맡고 다음은 뒤로 가서 항문음부의 냄새를 맡으려고 한다. 아마도 전자는 개체식별에 관련되고 후자는 상대의 기분이나 생리적 상태에 관련되는 것일 것이다.
동물들이 몸을 서로 기대고 몸단장을 하는 상호 그루밍은 대표적인 친화행동인데 놀이도 또한 친화행동 중 하나로 생각된다. 놀이는 어렸을 때 보이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단편적인 행동의 조합으로 성행동이나 수렵행동 등의 요소가 맥락 없이 발현하여 투쟁행동이 보여도 본래의 서열에는 관계 없이 입장이 뒤바뀌기도 한다. 성장을 해도 친숙한 개체 간에는 놀이행동이 보이는 경우가 있고 특히 유형성숙(neoteny)이 심한 애완동물에서는 새끼의 행동패턴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이 경향이 더 명료하게 나타난다.
*문제행동과의 관계
1)우위성에 관한 문제행동
개는 대부분의 경우 주인의 가족을 무리라고 인식하고 자신을 그 일원으로 위치시키기 때문에 인간과 강한 연대로 묶여 친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인데 무리 내에서의 자신의 순위를 가족 중의 누군가 또는 전원보다 위에 있다고 자각하게 되면 우위성 공격행동이라는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는 보통 개들 간에 서열이 있어 관계가 안정되는 것인데 때로는 주인의 개입등에 따라 서열이 인정되지 않거나 노령 또는 병에 의해 우위인 개의 입장이 약해지다보면 공격적인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2)사회적 스트레스에 관한 문제행동
인간사회에서 사회적 스트레스가 심신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주인이나 함께 사는 동물 또는 사육환경에 기인하여 초래되는 다양한 사회적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동물의 불안 수준을 높이며, 동시에 면역계나 순환계 등 다양한 자율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생활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경우가 있다. 항불안약 등의 처방에 따라 상태가 개선되는 경우도 있지만 불안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발견하여 이것을 배제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출처:반려동물행동학(동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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