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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반려동물의 문제행동

by wellof 2023. 2. 1.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애완동물로 길러지고 있는 개의 사인(死因) 중 1위는 사실 안락사이며  안락사가 되는 원인 중 1위는 문제행동으로 그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일본에서는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없지만 아마도 일본의 경우 문제행동만이 원이 되는 안락사는 미국만큼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배경에는 구미의 사람들과 일본인들의 동물관이나 생명관의 차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행동과 이상행동

 

문제행동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주인이 문제라고 간주하는 행동'이다. 이것은 이하와 같이 몇 가지 범주가 포함된다.

우선, 동물이 보이는 행동 레퍼토리가 정상 레퍼토리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이것은 이상행동이라 불린다. 다음으로 동물이 보이는 행동 레퍼토리는 정상범위에 있으나 그 행동이 일어나는 빈도가 정상의 것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반대로 적은 경우로 이것도 문제행동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 행동자체는 동물에게 있어 완전히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주인에게 있어서는 그 행동이 매우 성가신 경우이다. 예를 들어, 짖는 행동은 개에게 있어 매우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짖는 빈도가 많으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같은 행동이라도 길러지는 환경에 따라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주택가에서 떨어진 시골의 단독주택과 같은 환경이라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도심의 맨션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그 소리 때문에 이웃들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일상생활이 곤혹스러울지도 모른다. 즉, 생활환경문이나 주인의 성격 또는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문제행동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면 문제행동이 모두 이상행동은 아니며, 오히려 비율로 따지면 이상행동의 비율이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는 정상행동의 범위에 속하는데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문제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 행동이 질환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뇌 안에 종양이 있어서 뇌의 정상기능이 저해되는 경우에는 질환의 치료가 문제행동의 해소로 이어질 것이다.

또 배설에 관한 문제행동이 소화관이나 비뇨기계의 질환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경우는 교육이나 행동수정을 시도해도 원인이 되는 병이 치료되지 않는 한 문제행동은 낫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어떠한 문제행동이 이상행동인지를 확인하는 하나의 수단은 '동물행동학적인 관점(ethological approach)'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다양한 동물종의 정상행동 레퍼토리를 제대로 밝히는 것이다. 그 동물에게 있어 본래의 서식지인 지역의 자연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는 어떠한 행동이 보이며 각각의 행동은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나며, 그 행동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고, 어떻게 개체발생(발달) 또는 계통발생(진화)해 왔는지, 이러한 다양한 과제에 대해 체계를 세워 연구하는 것도 동물행동학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이다.

즉, 개나 고양이도 각각의 선조종이 있었고, 현재도 그 선조종에 가까운 야생의 근연종이 자연계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러한 동물들이 각각의 서식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먹이를 포획하고, 적을 피하고, 사회행동을 하며, 육아를 하는지에 관한 지식이 있으면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행동이 그 동물에게 있어 본래의 행동 레퍼토리 안에 포함되어 있는지 즉, 정상행동인지 아니면 자연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상행동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물의 행동을 진화 또는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깊이 고찰해보는 동물행동학적 시점을 익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행동의 분류

 

일반적으로 보이는 문제행동은 세 가지 카테고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선 첫째는 동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행동양식 레퍼토리를 벗어나는 경우로 이것은 이상행동의 범주에 들어간다.

종양이 생길 때까지 발끝을 핥는 상동장해나 환각적인 행동을 보이는 강박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겉보기에도 정상행동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동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행동양식의 범주에 있으면서 그 많고 적음이 정상을 벗어나는 경우로 성행동이나 섭식행동 등에서 자주 보인다. 두 행동 모두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그 많고 적음이 정상을 벗어나지는 않더라도 인간사회와 협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안타깝게도 이 세 번째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문제행동이 실은 매우 많다. 예를 들어, 낯선 사람이 부지 내에 들어오면 경계하여 짖는 것은 개에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개가 본래 가지고 있는 행동양식이며 낯선 사람이 떠나갈 때까지 계속해서 짖는다 해도 그 행동은 정상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웃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우편배달부나 신문배달부가 올 때마다 듣게 되는 짖는 소리가 견딜 수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개의 행동은 정상이라고 이해되면서도 문제행동이라 불리게 된다.

동물들이 생득적으로 가지고 있는 행동을 문제행동으로 정의하는 것은 말하자면 인간의 에고이즘일지도 모르지만 동물이 주인과 더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수명을 누리기 위해서는 문제 행동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분명하다.

 

행동치료는 본래 동물을 위한 것으로 본질적으로는 외과치료나 내과치료와 다를 것이다. 동물의 복지향상을 목적으로 동물의 행동을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치료와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문제행동의 대부분의 증례에서 동물의료종사자는 동물과 직접적으로 대치하여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인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시킴으로 동물의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주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사육현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해 가면 실제로는 주인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행동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이 그 주인의 보호하에 있는 한, 그들의 행복을 생각하는 데는 우선 주인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행동치료 내에서 상담이 중요시되는 이유이다.

 

동물의료종사자에게 있어 동물의 행동은 항상 최우선 되어야 할 과제이며 그중 하나가 동물의 행동을 본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것도 인식해두어야 한다. 그러나 곤경에 처한 주인이 최종수단으로 안락사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동물이 가진 본래의 행동양식을 다소 변경시킬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주인을 통한 동물의 복지향상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이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예이며 실제로는 주인에게 동물의 행동특성을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행동치료의 기본방침이다. 비록 수명을 다 누렸다 하더라도 언제 물릴지 모르는 불안을 가지고 생활하는 주인이나 산책도 데려다주지 않고 밖에 묶인 채 살아가는 개에게 행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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