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의 환경은 같은 장소라도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빙하기나 온난기가 반복되는 지구규모의 커다란 변화뿐 아니라, 개개의 동물을 둘러싼 작은 환경도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성질과 행동양식을 갖추고 태어난 동물종이 그 시대에 번영한다는 일반적인 법칙이 있다.
큰 번영을 이룬 뒤, 지금으로부터 수천만 년 전에 갑자기 멸종한 공룡은 그 좋은 예이다.
동물행동학은 생태계가 형성되고부터 존재해 왔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형성이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서로 간의 행동양식을 관찰하고 학습하게 되었으며 주변 환경에 따라 행동 양식도 달라져 왔다.
포식자의 경우 피식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학습하여 피식자를 쉽게 사냥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며 반대로 피식자의 경우 포식자의 행동양식이나 행동반경 등을 관찰하고 학습하여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게 된다.
또한 직접적인 상대의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피식자 그룹의 행동을 통해서도 위험이 다가오는 걸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피식자의 경우엔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 양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풀숲에서 사슴은 호랑이의 존재를 자신의 시각과 후각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생물들의 행동 소리에 의해 호랑이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할 수가 있다.
먼저 호랑이를 발견한 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원숭이들의 불안한 울음소리와 행동을 통해 본능적으로 호랑이가 자신의 주변에 다가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는 비단 동물 간의 행동양식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 사이에도 존재하고 있는 법칙이다.
야생동물의 행동양식은 서식환경에 의해 결정되어 왔으며 같은 종에서 분리된 종이라 할지라도 처해진 환경에 따라 각각의 다른 행동양식을 발달시켜 온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도마뱀과 낮은 지대에 서식하는 도마뱀의 경우 번식하는 방법을 달리한 경우를 들 수 있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때문에 지열에 의한 부화가 어려운 환경이자 자신이 직접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양지바른 곳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배속에서 알을 부화시키는 난태생의 번식방법을 택하였고 지지대에 서식하는 도마뱀의 경우엔 땅속에 알을 낳고 지열을 이용하여 부화시키는 난생의 번식방법을 택한 사례가 발견되었으며 어치종류의 새 중 미국 남부 사막지역에 서식하는 푸른 어치새는 다른 어치들과 달리 혈연으로 맺어진 그룹을 지어 생활하며 한 쌍의 대장 새들만이 번식하며 태어난 새끼를 모두 같이 양육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번식을 자제하고 무리의 번식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조류의 번식행위와는 동 떨어지는 번식 방법이나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그 종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큰 고양잇과 동물들도 환경에 의해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사자와 같이 철저한 무리생활을 하는 경우는 사바나나 초원지대에 서식하기에 무리생활의 습성이 강화되었을 것이다.
정글에서 서식하는 표범이나 재규어등과 같이 은폐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한 초원지대나 사바나에 서식하는 사자들은 무리사냥의 습성을 가지고 있는 개체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은폐할 곳이 부족한 같은 지역에서 서식하는 치타와 같은 경우는 강인한 힘을 낼 수 있는 큰 근육을 포기한 대신 빨리 뛸 수 있는 신체구조로 진화하여 행동하였기에 단독이거나 소수의 그룹으로도 서식지에서 생존에 성공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야생동물들은 이처럼 자연의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어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행동양식을 발달시켜 왔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들은 유전적인 다양성을 확보함에 따라 특정한 환경변화가 일어나더라도 한 번에 모든 개체가 멸종하지 않도록 준비되어 있는 듯하다. 단지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정지역에 서식하는 큰 집단전체의 변화에서 봤을 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 실제 진화는 집단을 구성하는 멤버 간의 생존이나 번식을 둘러싼 경쟁을 기반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가축화에 따라서도 동물을 둘러싼 환경은 역시 크게 변화한다. 그 최대의 요소는 사람의 보호관리 하에 놓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내 사육에 의해 혹독한 기후조건이 완화되거나 필요한 영양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환경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야생동물은 번식기를 제외하고는 일어나 활동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먹이섭취에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이를 잘 획득할 수 없는 개체, 예를 들어 육식동물이면 사냥이 서투른 개체는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자손을 남기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사냥의 능력저하를 가져올 수 있는 유전적 변이가 일어났다 해도 결국은 다음 세대에 전달되지 않고 도태되어 버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식행동에 어떠한 결함을 초래하는 유전적 변이가 일어났다 해도 자손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점에서 그 형질은 즉시 자연도태되어 버리므로 다음 세대에는 전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야생동물이 생존하여 번식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은 항상 강한 도태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동물의 생존이나 번식에 개입함에 따라 생득적인 행동양식에 어떠한 결함이 있는 개체도 생존하여 자손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인위적인 환경에서, 즉 가축화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이다.
일례를 들면, 야생의 어미소는 누군가가 자신의 새끼에게 손을 대려고 하면 격렬한 공격을 보여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려고 하는 반면, 젖소의 대표인 홀스타인종의 어미 소들은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새끼소를 데려가도 태연히 대량의 젖을 계속 방출한다. 이것은 인위적인 선택에 의해 모성행동의 발현이 약한 개체, 특히 모성에 관련된 공격성이 낮은 개체가 선발되어 온 결과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가축이 보이는 행동 속에는 크게 인위적인 편중이 가해진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행동학의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비단 인간이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 사이에서도 다른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학습을 통해서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는 중요한 단서이자 신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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