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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개의 행동발달

by wellof 2023. 2. 2.

지금으로부터 약 반세기 전에 미국의 메인주 바하버의 연구소에서 개의 행동발달에 관한 대규모의 연구가 이루어져 많은 중요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 중 하나가 강아지의 행동발달단계에 관한 것으로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 성과로부터 신생아기,이행기,사회화기,약령기의 4단계로 나누어진다는 개념이 제창되었다. 이 기본적인 개념은 현재도 널리 수용되고 있으나, 어미개의 자궁 안에서의 환경의 영향도 고려하여 이것에 출생전기가 더해지는 경우도 있다.

 

(1)신생아기

태어나서 약 2주간이 신생아기이며 아직 스스로 배설하지 못하고 어미에게 모든 것을 의존한다. 감각기능으로는 약간의 촉각과 체온감각, 화학감각인 미각과 후각이 갖추어져 있을 뿐, 시각도 청각도 발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극히 초기에도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가능하며 신생아기의 핸들링에 의해 성장 후의 스트레스저항성이나 정동적 안정성, 학습능력 등이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 제시된 보고도 있다. 실험동물(랫이나 마우스)을 사용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출생 후 며칠간 어미에게 받은 보살핌의 양적 질적인 차이가 성장 후의 불안경향이나 공격성과 같은 행동특성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이행기

생후 2~3주까지의 짧은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에는 눈을 뜨고(생후 13일 전후) 귓구멍이 열려 소리에 반응하게 되므로 (생후18~20일) 행동적으로도 신생아기의 패턴에서 강아지의 패턴으로 변화가 보인다. 어미개가 음부를 자극하지 않아도 배설이 가능해지며 아직 어색하지만 걷기 시작하므로 잠자리 밖으로 나와 배뇨와 배변을 하거나 형제들과 장난치며 놀기 시작한다. 또 으르렁거리거나 꼬리를 흔들거나 하는 사회적 행동의 신호를 표현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이행기가 끝날 무렵에는 야생의 늑대의 새끼가 어두운 굴속에서 처음으로 외부세계로 나오는 시기에 해당한다고 한다.

 

(3)사회화기

사회화는 강아지가 함께 사는 동료의 동물(사람도 포함)과의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개의 행동발달에 관한 초기연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기울어져 온 과제이다. 이행기에 있어서 생후 3~12주까지의 시기에 강아지의 사회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에는 임계기라는 말이 사용되어 이 기간에 노출된 특정 자극에 의해 행동이 장기에 걸쳐 불가역적인 영향을 받는 극히 한정된 좁은 범위의 발달기간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그 후의 연구에서 사회화기의 시작과 끝의 선긋기는 처음에 생각했던 정도로 엄밀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이행하는 성질의 것이며 이 기간 중에 획득한 행동패턴이나 좋고 싫음에 관한 선호적인 것은 난이도의 정도는 있지만 나중에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현재는 사회화기 또는 결정적 시기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사회화기에는 견종이나 개체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알려져 있다.

이 기간에는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이 발달이 현저하며 이가 나고 섭식행동과 배설행동이 성년형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강아지에게 많은 새로운 행동이 나타난다. 다른 개나 사람을 보면 쫓아가거나 앞발을 들어 장난을 걸거나 놀이 중에 짖거나 물기 시작한다. 늑대의 새끼에서는 사회화기 동안 부모나 형제들, 무리의 동료에 대한 애착관계가 형성되는데 강아지는 이 시기에 주인의 가족이나 같이 사는 고양이 등 이종의 동물에 대해서도 사회적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사회화기의 경험에 따라서는 장래의 파트너나 자신이 속하는 종에 대한 판단조차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착의 대상은 생물뿐 아니라, 환경의 비생물적 요인에게도 미치기 때문에 장소에의 애착이라 불리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사회화의 초기인 3~5주에는 아직 사람이나 새로운 환경에 접해도 공포심이나 경계심을 보이지 않는다. 6~8주에는 낯선 대상에 접근하거나 접촉하려는 사회적 동기부여 쪽이 경계심을 웃돌기 때문에 이 시기는 감수기의 피크가 된다. 이 시기가 지나면 처음 보는 사람이나 장소에 대해 점차 강한 불안과 공포를 보이게 되며 12주가 지나면 이러한 반응이 명확해져 사회화기는 사실상 종료된다. 즉, 사회화기의 각 시기에는 낯선 상대에게 접근하려는 사회성 동기부여와 도망치려는 동기부여라는 유전적으로 독립된 2가지 동기부여시스템이 각각의 단계에 따라 비율을 달리하면서 서로 상반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신경과학분야에서는 정동반응이나 기억형성에 관련이 깊은 대뇌변연계의 기능적 발육과 사회화기의 행동발달의 연관에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가치판단의 중심인 편도체는 낯선 사물에 대해 경계심이나 불안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가치판단의 기구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무엇이든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사회화의 초기에 보이는 유연한 대응의 신경학적 기반이다. 이 기간에 경험하지 않은 사상을 나중에 접하게 되면 레퍼토리에 없는 신기한 것으로서 경계나 공포반응이 야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경행동학적 관점에서는 사회화기를 생물학적 가치판단기구의 발달과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4)약령기

약령기는 강아지가 젖을 떼고 나서 성 성숙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으로 견종이나 개체에 따른 차이가 크지만 상한은 대략 6~12개월까지로 보고 있다. 사회화기 후 6~8개월까지 적절한 사회적 강화가 없으면 모처럼 사회화된 대상에 다해 공포심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퇴행현상). 늑대에서는 4~6개월경에 공포를 일으키는 자극에 대해 또 다시 강한 감수성을 보이는 시기, 즉 제2의 감수기가 있다고 하며 이것이 위에서 말한 역행현상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화기~약령기를 통해 놀이는 강아지의 정상적인 행동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놀이를 통해 강아지는 복잡한 운동패턴을 학습하여 신체능력을 갈고닦음과 동시에, 개 특유의 보디랭귀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며 놀이상대의 반응으로부터 무는 강도를 억제하는 것도 배우고 사회적인 상호관계에서 룰을 배우는 것이다. 강아지들간의 사회적 서열도 이러한 놀이나 다른 사회적 행동을 통해 서서히 형성되어 가는데 놀이가 가진 특징 중 하나로 놀이 내에서는 열위의 개체가 지배적인 행동을 한다는 서열의 역전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놀이는 늑대와 같은 개과 야생동물의 새끼들에게 있어서는 동료와 협력하여 수렵을 하기 위한 훈련임과 동시에, 무리 내에서의 서열의 유지와 침입자를 격퇴하기 위한 투쟁기술을 닦기 위한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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